본문 바로가기

일일일/면접

연극학과 유학생, 면접 중에 학과 공연 홍보하기

반응형

어느새 4월이다. 우리 학교는 5월 초에 봄학기가 끝난다. 그래서 여름 방학/내년 1학년 알바를 3월 말까지 서류 지원받고, 4월에 면접을 보는 편이다. 나는 두 가지 업무에 지원했다. 여름 방학 콘퍼런스 스태프학교 글로벌 앰베서더.

오늘은 그중에서도 오늘 합격 소식을 받은 학교 글로벌 앰베서더 면접에 대해 이야기하려 한다.

학교 글로벌 앰베서더는 솔직히 무조건 서류 합격은 된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이전 프로그램 참여 경험을 커버 레터에 잘 녹였다고, 커리어 센터랑 라이팅 센터로부터 긍정적인 피드백을 많이 받았다. 그러나 지원하고도 3주 가까이 지났는데 연락이 없어서 반쯤 포기하고 있었다. 어차피 내년도부터 무척 바빠질 것 같아서, 전공에만 집중하자 생각했다.

저번 주 목요일, 금요일 (바로 다음 날)에 면접이 가능하냐는 메일이 왔다. 아니, 무슨 면접은 하루 전 날 통보해요? 이미 마음이 조금 떴던 터라, 면접을 갈까 말까 잠시 고민했다. 결국은 면접 연습하러 간다 생각하고 수락했다. 동아리 면접 때 미리 만들어 둔 자기소개랑 장단점만 외우고 전에 참여했던 프로그램이 어땠는지, 아쉬웠던 점이 뭔지만 대충 생각하고 면접에 참여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덜 간절해서 덜 긴장했던 것 같다.

면접은 5:1이었다. 물론 내가 1이었음. 전현직 앰베서더 리더 4명이랑 프로그램 담당자 1명이 면접관이었다. 들어가자마자, 5명이 나를 두고 둘러앉아있는데 확 긴장됐다. 그렇다고 목소리가 벌벌 떨릴 정도의 긴장감은 아니었다. 그래도 생각지도 못한 다 인원에 당황했다. 1:1도 엄청 떠는데 5:1이라니요.

자리에 앉자마자, 한 면접관 친구가 내 복장을 쭉 훑는데 아차 했다. 이 날 저녁 공연이 있어서 올블랙으로 입어야 했었다. 검은 레깅스에 검은 후디 입고 면접을 갔던 것. 마치, 칙칙한 어둠의 자식. 아침에 일어나서는 공연 생각만 하느라 면접 복장을 생각지도 못했다. 이 정도로 아무 생각 없이 면접에 참여한 내 정신머리.

면접은 일단 4가지 무난한 질문으로 시작했다. (괄호는 내 대답의 방향)
1. 자기소개와 지원한 이유는? (내 기본적인 소개와 내 졸업 후 진로와 앰배서더 업무의 공통점을 언급)
2. 국제 학생 프로그램으로 제안하고 싶은 것은? (나는 이전에 참여했던 프로그램 중에 개선되었으면 하는 면을 언급)
3. 시간 관리 방법은? (플래너를 어떻게 활용하는지 언급)
4. 일할 때, 나의 장점과 단점은? (Team building&decision making 언급했는데, 내 단점을 듣고 좋은 대답이네-하고 칭찬 들어서 기분이 매우 좋았다.)

지원한 이유에서 오리엔테이션 이야기가 나왔다. 예술학과에 국제학생이 많이 없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내 복장을 훑어보던 친구 부전공도 예술 관련 학과였다. 서로 격하게 서로의 상황을 공감하면서 분위기가 풀어졌다. 이때부터 긴장된 마음이 조금씩 풀어졌고, 솔직히 분위가 마음에 들어서 붙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4가지 질문이 끝나자, 이번에는 내가 질문할 차례가 왔고, 두 가지 질문을 한 뒤에 내 상황을 설명했다. 이 포지션을 지원한 뒤에, 학생회관 기술팀에서 일하기 시작했다고 알렸다. 다행히도 다들 투잡은 기본이고 인턴쉽도 하는 상황이라 이해한다고 했다.

이후에 갑자기 한 친구가 홍보 좀 해도 되겠냐고, 나보고 유학생 학생회에 들어올 생각 없냐고 물어봤다. 이벤트 플래너가 필요한데, 내가 행사와 관련된 경험이 많아서 잘 맞을 것 같다고 제안했다. 알고 보니, 면접관인 친구 중 하나가 22-23 유학생 학생회 회장이었다. 축하한다고 박수를 원으로 격하게 쳤더니, 갑자기 다들 빵 터지면서 무조건 합격이라고 했다. 이때부터는 분위기가 정말 편해져서 맘 편히 이야기했다.

내 자리에서 보이는 극장 뷰

이때 무슨 자신감이 생겼는지, 마지막으로 할 말 있냐고 물어보길래 나도 홍보 하나만 해도 돼? 하고 수줍게 물었다. 우리 학과에서 뮤지컬 하는데 내가 거기서 음향팀에 있으니, 보러 오라고 홍보했다. 한 명은 이미 티켓팅 해서 온다고 했고, 다른 친구들은 최소한 우리 학과 건물 투어 하겠다고 손들었다. (우리 학과 건물 화장실 앞에는 푹신한 소파가 마련된 라운지도 있다고요.)

이렇게 분위기 좋게 면접을 봤다. 프로그램 담당자가 다음 주에 회의하고 2주 내로 연락하겠다고 했다. 근데 무려 월요일에 바로 연락이 왔다. 금요일에 면접이었으니, 일하는 날짜로만 따지면 바로 다음 날에 합격 발표가 나온 것이다. 정말 내가 마음에 들었나 보다. 유후. 1년짜리 포지션인데 유학생을 위한 프로그램들을 어떻게 만들어 나갈지 기대된다.